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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ibble..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이정하- 철길은 서로 만나고 싶지만 만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열차를 보내기 위해서는 철길은 서로 만나서는 안됩니다 슬프지만 이대로 견딜 수 밖에 없습니다 철길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만나고 싶지만 만나서는 안되는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슬프지만 철길처럼 힘겹게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깊은 사랑은 깊은 강물처럼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스스로 말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침묵으로 성숙할 뿐 그리하여 향기를 지닐 뿐 누가 사랑을 섣불리 말합니까 함부로 들먹이고 내세웁니까 아닙니다 사랑은 말하지 않음으로써 감추어지고 깊이 묻힙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 비로써 그윽해지는 것 서로에게 그 무엇이 되어 주는 것 내가 너에게 네가 나에게 기쁨으로 다가서는 것입니다 사랑은 침묵으로 성숙할 뿐 스스로 말하지 않습니다 더보기
나에게 잃어버릴 것을 /조병화 나에게 잃어버릴 것을 잃어버리게 하여 주시고 나에게 남을 것을 남게 하여 주십시오 와글 와글 타오르던 무성한 여름은 제 자리 자리마다 가라 앉아 귀중한 생들을 여물게 하였습니다 보시다시피 이젠 감당할 수 없이 숨찬 계절이었습니다. 이제 돌아갈 것을 돌아가게 하여 주시고 총총히 서 있는 잎 떨어진 나무 수리를 지나는 바람에도 생명을 알알이 감지 할 수 있는 소리 없는 가을을 나에게 주십시오 기름진 미운 얼굴을 거두고 기도를 올린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 우수수 세월이 지나가는 나의 자리 잃어버릴 것을 잃어버리게 하시고 나에게 남을 것을 남게 하여 주십시오. 더보기
오늘도 난 마음속에 그리움을 저장한다. 순간순간 떠오르는 기억들 속에 인생 다 살아버린 사람처럼 더 이상 보이지 않는 미래에 목숨걸고 싶지 않은 그리움 그 부끄러운 그리움만큼은 저장할 수 없다 순간순간 떠오르는 기억들 속에 유독 내 가슴 따뜻하게 했던 그리움 전부는 지금 이 순간 내가 살아숨쉬는 또 다른 이유가 되니까 유독 내 가슴 따뜻하게 만드는 그리움 몇 가지 그 소중한 그리움을 저장한다 어떤 날, 느낌 가득한 행복으로 차고 오르는 눈부심에 차마 눈뜰 수 없는 그리움 그 아름다운 그리움을 저장한다 어떤 날, 슬퍼도 행복한 몸짓으로 깊은 절망 속에서 작은 웃음 짓게했던 그리움 그 슬픈 그리움을 저장한다 어떤 날 차마 훔칠 수 없는 마른 눈물로 기억의 틀 속에 자리잡은 진한 미역같은 그리움 그 향기로운 그리움을 저장한다 어떤 날 아이처럼 마냥.. 더보기